드디어 약 한달 반 간의 여행을 마치고 떠나는 날이었다. 비행기 값의 큰 차이로 인해 결국 두바이를 경유하여 서울로 행선지를 정하였다. 내 인생에 있어 절대 잊을 수 없는 한달반의 추억이 될 듯 싶다. 힘들었던일, 재밋엇던일, 즐거웠던일, 좋은 사람들을 모두 뒤로 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나는 날이었다.
베르사유는 정말 넓었다. 특히나 뒷 정원은 왠만한 공원은 저리가라 할 수준의 크기였다. 왕이 살때는 이 넓은 공간에 화장실이 없어서 정원에서 구린내가 진동하였다고 한다. 왕이 있는 성스러운 곳에 화장실을 둘 수 없어서 그랬다는데 그 때문에 사람들이 아무데나 일을 봤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사람의 자유를 제한 하게 되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표출이 되게 마련 인가보다.
연대(?) 사물놀이 학생들이 에펠탑 밑에서 공연을 하다가 경찰에 연행 당했다. 공연도 아무데서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몰라서 그런거라 주의만 받고 별 문제없이 풀려났다.
유레일도 몇일 남지 않았고 돈도 떨어져가고해서 이제 나의 여행은 끝이 나려고 하고 있었다. 파리에서 벤쿠버나 서울로 가는 비행기표를 이제는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한번 왔던 곳이지만 스치듯 지나간 곳이기 때문에 제대로 본곳이라곤 에펠탑 정도밖에 없었다. 역시나 역에 도착하여서 미리 준비해간 민박집 리스트에서 전화로 알아보고 숙소부터 마련하였다. 도착하는 날에 먼저 와있던 애들이 맥주 사놨다고 같이 와서 먹으라고 해서 같이 먹게 됐는데, 사논 맥주가 욕조를 한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음날 세어보니 다섯이서 먹은 맥주가 무려 백수십병!!! 좀 작은 사이즈긴 했지만 인당 서른병 가까이 마셨던 거였다. 이날을 시작으로 파리를 떠나는 날까지 밤마다 술파티는 계속 이어졌다. 파리에 있는 동안 낮엔 관광을 하고 밤엔 연일 술 파티라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
점심엔 Mainz에서 Emily가 shopping을 한대서 같이 다녀 줄라니까 불편한지 혼자 다닌단다. 그래서 나는 혼자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사람들이 떼지어 몰려 가는 곳이 있어서 따라가 봤더니 뭔지 모를 콘서트를 하고 있었다. 사람도 굉장히 많고
흥겨운 분위기의 콘서트 였다. 물론 출연자는 하나도 몰랐지만..
저녁엔 삼겹살에 소주 파티. 정말 오랜만에 먹어본다. 아저씨가 Emily 한텐 소주는 안주시니까 Emily가 앞에서 마시고 싶어서 죽을라고 한다.
아침에 Hostel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check-out을 하고 Heidelburg로 갔다. 가서 Heidelburg 성을 올라갔다.
하이델베르크의 어느 이름모를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다른곳에서 보던 스테인드 글라스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좀더 현대적이라고 해야 할까..
하이델베르크는 왠지 프라하(33, 34)와 그리고 잘스부르크와 많이 닮아 있었다. 합스부르크 시대의 전형적인 영주 도시를 연상케 했다. 통일 된 지붕들과 시민들을 내려다 보는 산 꼭대기에 위치한 성, 그리고 강을끼고 있고 다리를 건설한 모양까지... 세 도시가 헷갈릴 정도다.
성을 올라가면서 이 성을 만들려고 얼마나 민중을이 착취를 당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안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Wine 통 앞에서 Emily네 가져다 줄 wine을 사고 나오는데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돌아다니지 못하고 그냥 Emily네 집으로...
Frankfurt가는 기차에서 청운, 재현을 또 만났다. 정말 기막히 인연이다. (인연시작 로마, 두번째 인연) 걔네는 Amsteldam으로 간단다. Frankfurt에 내려서 바꾸려고 했는데 안된다 그래서 그냥 Amsteldam으로...
Frankfurt에 6시에 내려서 전화하기에 너무 일러서 8시까지 기다렸다가 전화 했더니 Emily 일 갔단다. 5시쯤에 들어온다고 그러시고 아주머니가 별로 오란 소리도 없고 그래서 그냥 Youth Hostel 잡고 좀 쉬다가 Frankfurt를 둘러보러 나갔다. 나갔더니 바람이 엄청분다. 모자 날라갈 뻔 했다.
나찌에의해 학살당한 유태인들을 기리기 위해 벽에다 살해당한 유태인들의 이름을 써서 박아놨다. 일본은 언제 이런거 보고 배우려나...
특별히 볼 건 없었다. 여기도 역시나 거리를 돌아 다니는게 재밋다. 큰 성당은 빠지지 않고 있었고 거리의악사들이 연주하는 노래를 듣고 있으니 시간 잘 간다.
독일 성당엔 특이한 상들이 많았다.. 이것도 그중 하나;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힐 당시를 예수만이 아니고 양 옆의 도둑들 까지도 묘사해 놨다.
5시 반쯤 되서 Emily 한테 전화 하려니 번호를 안가져 나왔다. 제길!
하는 수 없이 Hostel로 back. Emily한테 전화한 Frankfurt로 어떻게 오는지도 모르고 어디 사는지도 모른단다... ㅡㅡ; 대략난감... 그리곤 Wiesbaden stn으로 엄마가 오라고 했단다. 그래서 reception에 물어물어 한시간가량 걸려서 가서 전화하니 아저씨가 마중 나오셨다. 그래서 집에가서 밥을 먹고 Emily랑 산책 좀 하다가 Hostel로 돌아왔다. 내일은 집에 와서 자리고 하신다. 아싸~
Frankfurt 중심가의 야경; 역시 독일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검소함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는게 늦잠을 자버렸다. 7시에 깨긴 했는데 너무일러 다시 자고 일어나니 8시 45분... 애들을(승연, 은정) 깨워 9시 40분 기차를 타고 가려 했는데 너무 시간이 촉박해 실패.
결국 11시 40분 기차를 타고 Praha로 출발. Praha에 도착 해서 Info를 가서 지도를 달라니 1 유로를 달라고 해서 무료는 없냐니까 틱틱 대더니 결국엔 의자에 가 앉더니 대답도 안한다. 무슨 이따위로 불친절한 Info가 다 있냐고 욕을 해주려다가 참았다. 그리고 Transport Office에도 갔더니 역시나 틱틱거린다.
웃긴건 내 앞에 있던 애들이 체코돈을 내니 거스름 돈은 유로로 주더니 내가 유로로 낸다고 하니 안받는 단다. 저도 웃긴지 웃는다. ㅡㅡ;
그리곤 애들이 예약해 놓은 "4 star" 호텔로 출발. 호텔에 가서 예약했다고 예약번호 불러 주니 그런거 없단다. 그러더니 옆에 호스텔로 가보란다. 역시나 호스텔이 맞았다. 애들이 "4 star" 호텔서 자본다고 기대 많이 했었는데 무지 실망한 눈치다. 그리고 수영장도 있다고 그래서 애덜이 무지 들떠 있었는데 완전 꽝 됐다. 수영장은 유료입장이란다.
어쨌든 싸게(12.6유로) "4 star" 아침이 포함된 3-bed room을 잡았다. 처음 domitory 아닌데서 자본다. 방을 잡고 저녁을 먹으러 downtown으로 가려는데, 은정이가 역시나 사고를 친다. 버스를 탔는데 표가 없다면서 후다닥 뛰어 내린다. 은정이가 내리고 나니 문 닫히면서 버스 출발.
박물관역.. 역사가 좀 특이했다..
승연이랑 한 정거장 걸어서 돌아 옴. 은정이 방에 갔다 오더니, 침대 위에 고이 놓여 있댄다. ^^;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시내에 가서 Charles Brg 밑에서 저녁먹음. 돼지를 시켰는데 무지 많이 나옴. 둘이 먹어도 될뻔했음. 다리 위에서 보는 야경 괜찮았음. 호텔이 좀 외곽에 있어서 11시에 버스타고 돌아 옴. 애들이 아쉽다고 난리도 아니었다.